오리냐시앙1 396m의 기다란 호기심, 쇼베 동굴에 접근하는 방식 내게도 쇼베 동굴 같은 타임캡슐이 있었으면 좋겠다. 잊고 싶은 기억은 모조리 동굴에 넣어 버리게. 그리고는 거대한 암석으로 입구를 막아버릴 것이다. 쇼베 동굴처럼. 396m나 되는 프랑스 남부 어느 협곡에서 발견된 이 동굴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은 많은 것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 동물은 뼈를 남기고 인간은 그림을 남긴다는 것, 그리고 고대 화가들의 솜씨가 결코 오늘날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 등이다. 일흔이 다 되가는 노장 베르너 헤어조크. 시를 읽는 듯한 그의 목소리와 적절한 비유가 일품인 질문들, 그의 손끝에서 태어난 눈앞의 황홀경. 이 삼박자로 인해 벽화와 동물의 뼈와 석회석들은 어느새 관객에게 말을 건다. 구석기인의 영이 깃든 목소리로.문득 동굴 벽화는 과거 타다 만 장작으로.. 2014. 3.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