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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일들

정치인은 꼭 진지해야 할까?

by TNT007 2014. 5. 22.

바야흐로 선거철입니다.

몇 년 전 오바마 대통령의 재임을 위한 선거포스터를 보고 적잖은 문화적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는데요.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진지해야 할(우리는 그렇게 보고 자라왔다) 대통령 포스터가 재치와 유머로 뒤섞여 있었기 때문이었죠.

 

 

 

어때요? 딴세상 같지 않나요? 그를 지지하던 지지하지 않던 간에 유권자들을 미소짓게 만드는 포스터임에는 분명합니다. 친밀감까지 샘솟기도 하고요.

 

(김상중하 톤으로)그런데 말입니다!!!

왜 우리는 선거포스터부터 후보토론회, 심지어 후보들의 생김새까지 진지함이 뚝뚝 흐르는 걸까요.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포스터에는 과거 땡볕에 아이들을 세워놓고 조회를 일삼던 교장선생님의 그것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요. 그런 점에서 연임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포스터는 꽤나 반가웠습니다. 일단, 재밌습니다. 대중과 유머 코드가 같다는 점이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딴나라 얘기 좀 더 해보겠습니다. 진지함이라곤 없는, 권위라곤 모르는  정치인들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화국인 산마리노 정치인들 이야기입니다. 이 나라는 직업 정치인이 없습니다. 직업 정치인이 없다니, 무슨 말이냐구요?

 

산마리노는 이탈리아 내의 인구 3만의 작은 나라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화국으로 알려져 있죠. 이곳은 두 명의 집정관이 6개월간 의회를 끌어가는데요, 한 명이 아닌 두 명의 집정관이 일하기 때문에 어느 한 명이 절대 권력을 갖지 못하겠죠. 더군다나 모든 정치인이 생업을 가진 채 일하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나라의 국회의원은 슈퍼마켓 직원, 농부, 세탁소 주인 등 보통 사람들인데요. 이들의 월급은 평균 400유로로 한화로 약 579,000원입니다. 그 외에 주어지는 대우라고는 의회 주차권과 식사권이 전부인데요. 생업을 병행하지 않고서는 국회의원 활동이 불가능한 구조인 셈이죠.

 

물론 산마리노처럼 인구가 3만에 불과한 나라와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것이 적절한 것은 아닙니다. 규모로 따지면 소규모 지방자치단체 정도가 비교대상이 되겠죠.

 

포스터 얘길 하다 삼천포로 좀 빠졌습니다. 선거철이 되니 다시금 권위주의 없는 친근한 그러나 내실있는 정치인이 그리워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