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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의 육아일기

외갓집 나들이

by TNT007 2014. 3. 26.

광주에서 친구의 결혼식.

오랫만에 만난 지인들과 점심을 먹고 여유를 부리며 민또리와 부모님이 계신 집에 왔다.

작년은 결혼 기념으로 여행을 갔었건만 올해는 아가와 아가의 외가에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제 막 봄기운을 빌어 외출을 하기 시작한 꼬마는 장거리 여행에도 불구하고 들떠 있는 듯 보였다.

남쪽에 있는 집은 확실히 봄의 기운으로 충만해 보였다.

겨우네 얼었던 땅에 푸른 기운들이 어느새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 어떤 꽃들 보다 아름다운 들꽃들이 하나 둘 들을 접수해가고 있었다.

 

 

 

꿀리는 뒤란의 목련을 보고 놀란 듯 싶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이 집에 뿌리를 내린 백목련은 굵기가 어마어마했다.

목련이 틔운 꽃망울은 어찌나 탐스럽던지...

한 일주일 후면 목련꽃 향기가 집안 가득 퍼지리라. 그 생각을 하니 잠시 현기증이 일었다.

 

 

겨우내 집 안에서 웅크리고 있던 꼬마와 나는 봄 볕을 제대로 느끼며 들길을 걸었다.

우사 옆에는 매화가 허연 얼굴을 드러내며 푸른 하늘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때 심은 듯한 대추나무는 성인 남자의 팔뚝 만큼이나 굵어져 있었다. 아직 싹 하나 틔우지 않았다.

 

 

 

오래도록 많은 것을 주었던 앞산 밭에는 겨우내 눈을 맞았던 봄동이 있었다.

엄마가 직접 만든 액젓으로 봄동을 무쳐내면 저녁은 끄읕!!!

 

 

엄마의 작업실(!)인 콘테이너 박스 옆에는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체가 햇빛을 받고 있었다.

 

 

아직 강아지 티를 벗지 못한 두 녀석이 캉캉 거리며 짖어댔다.

 

꿀리와 우리집 꼬마 민또리가 마실 뒤 외가를 향해 가고 있다.

조용하고 따뜻하고 온갖 시골 냄새들이 기분 좋게 혼합된 3월의 시골길.

내 곁엔 꿀리와 꼬마가 있어 마음이 충만하다.

건강하게 잘!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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