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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 <라따뚜이> “이 맛이 아니야. 옛날에 엄마가 해주던 그 맛.” 음식을 앞에 두고 할 수 있는 최고로 까다로운 말이 아닐 수 없다. 대체 엄마가 해주던 맛을 타인이 어떻게 재현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의 레미는 가능했다. 음식평론가 이고의 ‘엄마가 해주던 그 맛’을 재현해 낸 것. 어쩌면 음식평론가 이고의 엄마는 레미에 버금가는 최고의 요리사였는지도 모른다. 라따뚜이는 프랑스 가정식 요리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된장찌개나 김치찌개라 할 수 있다. 열 명이 만들면 열 가지 맛이 나는 요리로, 집집마다 엄마의 레시피가 존재한다. 까다롭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이고를 눈물짓게 한 라따뚜이의 맛이 궁금해졌다. 가정식 요리를 자부하는 홍대의 모 음식점에서 생애 처음으로 라따뚜이를 먹게 되었다. 그러나 웬걸, 비주얼도 용기 위.. 2014. 3. 26.
396m의 기다란 호기심, 쇼베 동굴에 접근하는 방식 내게도 쇼베 동굴 같은 타임캡슐이 있었으면 좋겠다. 잊고 싶은 기억은 모조리 동굴에 넣어 버리게. 그리고는 거대한 암석으로 입구를 막아버릴 것이다. 쇼베 동굴처럼. 396m나 되는 프랑스 남부 어느 협곡에서 발견된 이 동굴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은 많은 것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 동물은 뼈를 남기고 인간은 그림을 남긴다는 것, 그리고 고대 화가들의 솜씨가 결코 오늘날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 등이다. 일흔이 다 되가는 노장 베르너 헤어조크. 시를 읽는 듯한 그의 목소리와 적절한 비유가 일품인 질문들, 그의 손끝에서 태어난 눈앞의 황홀경. 이 삼박자로 인해 벽화와 동물의 뼈와 석회석들은 어느새 관객에게 말을 건다. 구석기인의 영이 깃든 목소리로.문득 동굴 벽화는 과거 타다 만 장작으로.. 2014. 3. 26.
외갓집 나들이 광주에서 친구의 결혼식. 오랫만에 만난 지인들과 점심을 먹고 여유를 부리며 민또리와 부모님이 계신 집에 왔다. 작년은 결혼 기념으로 여행을 갔었건만 올해는 아가와 아가의 외가에 오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이제 막 봄기운을 빌어 외출을 하기 시작한 꼬마는 장거리 여행에도 불구하고 들떠 있는 듯 보였다. 남쪽에 있는 집은 확실히 봄의 기운으로 충만해 보였다. 겨우네 얼었던 땅에 푸른 기운들이 어느새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 어떤 꽃들 보다 아름다운 들꽃들이 하나 둘 들을 접수해가고 있었다. 꿀리는 뒤란의 목련을 보고 놀란 듯 싶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이 집에 뿌리를 내린 백목련은 굵기가 어마어마했다. 목련이 틔운 꽃망울은 어찌나 탐스럽던지... 한 일주일 후면 목련꽃 향기가 집안 가득 퍼지리라. 그.. 2014. 3. 26.
토목공학의 실천교수 칼 테르자기(Karl Terzaghi) 칼 테르자기(Karl Terzaghi,1883~1963) 고층건물, 바다를 가르는 고가도로, 지하철 등 엄청난 구조물들이 만들어지고 보이지 않는 땅 밑에서는 큰 구조물을 지지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이 동원되고 있습니다. 구조물의 기초 즉 토질공학 분야에 있어서 독보적인 업적을 남긴 위대한 공학자를 언급해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가 앉아있는 지금 이순간에도 구조물의 기초는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지요. 그는 1883년 10월 2일에 오스트리아 프라하에서 태어나 1963년 10월 25일 메사추세츠 주의 윈체스터에서 서거하였습니다. 그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였고 졸업후에는 수력발전 현장에서 지질학에 몰두하였습니다. 지질학자인 Ruth D. Terzaghi와 결혼하고 1925년~1929년 사이 미국 MIT에.. 2014. 3. 25.